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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리짱에게 폭력을 쏟아내는 모습을 본, 원정씨는 맹 비난을 했다. 나는 폭력적인 인간으로서 자신을 돌아보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그 때부터, 나는 일종의 격리에 들어갔다. 나는 소리짱이 다가오면 완전히 도망을 가기로 했다. 서로 모르는 고양이, 모르는 사람이 되자. 절대로 만지거나 몸이 닿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자, 소리짱은 원정씨에게만 갈 수 있었고, 관계할 수 있게 되었다. 원래, 소리짱은 원정씨와는 다소 격이 있는 관계를 즐기는 편이고, 나와는 격식없이 감정을 쏟아내는 관계를 해왔었다. 긍정적인 감정도 많이 쏟아내곤 했었다. 이제, 내가 없어지니까 머지 않아, 원정씨한테도 감정을 쏟아 놓으면서 무는 일도 생기게 되었다. 아직, 나를 물던 것 처럼 세게 무는 것은 아니지만, 소리짱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리는 물지 않게 하고, 물려고 할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배우고, 그것들을 하면서 소리짱을 가르쳐 보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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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리짱에게 폭력을 쏟아내는 모습을 본, 원정씨는 맹 비난을 했다. 나는 폭력적인 인간으로서 자신을 돌아보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그 때부터, 나는 일종의 격리에 들어갔다. 나는 소리짱이 다가오면 완전히 도망을 가기로 했다. 서로 모르는 고양이, 모르는 사람이 되자. 절대로 만지거나 몸이 닿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건 마치 내가 부모님에게 취했던 조치와도 흡사한 것이다. 관계의 문을 닫아버리는 것. 그러자, 소리짱은 원정씨에게만 갈 수 있었고, 관계할 수 있게 되었다. 원래, 소리짱은 원정씨와는 다소 격이 있는 관계를 즐기는 편이고, 나와는 격식없이 감정을 쏟아내는 관계를 해왔었다. 긍정적인 감정도 많이 쏟아내곤 했었는데, 이제 내가 없어지고 나니까 머지 않아, 원정씨한테도 감정을 쏟아 놓으면서 무는 일이 생기게 되었다. 아직, 나를 물던 만큼, 세게 무는 것은 아니었지만... 소리짱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리는 물지 않게 하고, 물려고 할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연구하며서, 소리짱을 가르쳐 보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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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짱과의 관계는 대충 몇번의 계기를 거치면서, 달라져온 것 같다. 최초에는 '친구'였다. 나는 친구, 소리짱이 너무 좋고, 나는 좋은 친구가 되고 싶었다. 두번째는, '동물'이었다. 나는 친구가 될 수가 없다. 너는 말 못하는 동물이고, 자신의 욕구 밖에는 모르는 존재이고, 나는 그런 존재와의 관계를 바라지 않는다. 폭력이 오가는 시기가 이 시기에 걸쳐있었다. 세번째는, '단절'이다. 그리고, 나는 내 자신의 폭력성에 대해서 재고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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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짱과의 관계는 대충 몇번의 계기를 거치면서, 달라져온 것 같다. 최초에는 '친구'였다. 나는 친구, 소리짱이 너무 좋고, 나는 좋은 친구가 되고 싶었다. 두번째는, '동물'이었다. 나는 친구가 될 수가 없다. 너는 동물이고, 자신의 욕구 밖에는 모르는 존재이고, 나도 같은 동물이고 우리는 물고 뜯고 싸운다. 폭력이 오가는 시기가 이 시기에 걸쳐있었다. 세번째는, '단절'이다. 그리고, 나는 내 자신의 폭력성에 대해서 재고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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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짱과 나 사이에는 남들은 잘 모르는 팽팽한 긴장이 있다. 그건 마치, 내가 부모님댁에 한달에 두어번씩 찾아갈 때, 미세하게 떨리는 긴장과도 같은 것이다. 우리는 서로를 아직 용서하지 못했다. 아버지의 나이가 팔십을 넘었고, 소리짱도 이제 네살반이다. 나는 더 늦기 전에, 이 팽팽한 긴장을 조금이라도 해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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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반격하지 말것'을 지키기 위해서, 나는 내 자신의 아주 오래된 정체성을 깊이 재고해야했다. 복수자. 이것은 지금도 계속해서 진행중이다. 지금 이 글을 써내려가는 동안에도. 폭력에 폭력으로 대답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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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짱과 나 사이에는 남들은 잘 모르는 팽팽한 긴장이 있다. 그건 마치, 내가 부모님댁에 한달에 두어번씩 찾아갈 때, 미세하게 떨리는 긴장과도 같은 것이다. 우리는 서로를 아직 용서하지 못했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했다. 아버지의 나이가 팔십을 넘었고, 소리짱도 이제 네살반이다. 나는 더 늦기 전에, 이 팽팽한 긴장을 조금이라도 해명할 수 있을까.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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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육개월은 계속 소리짱을 피해다녔던 것 같다. 소리짱은 귀엽기 때문에, '물지만 않으면!', 폭력의 기억이 조금 멀어지자, 어느 순간 다시 소리짱을 쓰담쓰담하기 시작했다. 소리짱도 조금은 어른스러워졌다. 다만, 아무것도 해결이 안됐는데, 우리는 그냥 이 모든 폭력들을 다시 묻어 버리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안타까운 우리의 가족사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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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육개월은 계속 소리짱을 피해다녔던 것 같다. 소리짱은 귀엽기 때문에, '물지만 않으면!', 폭력의 기억이 조금 멀어지자, 어느 순간 다시 소리짱을 쓰담쓰담하기 시작했다. 소리짱도 조금은 어른스러워졌다. 다만, 아무것도 해결이 안됐는데, 우리는 그냥 이 모든 폭력들을 다시 묻어 버리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안타까운 우리의 가족사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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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짱, 미안하다.' 말로는 사과하긴 했다만, 말이 안통하는 소리짱에게 말로 사과한다는 게 어떤 의미일지는 모르겠어서, 허공에 던지는 것 같이 내 목소리는 던져지고 있었고, 소리짱은 무슨 일이있었다는 건지, 도대체 모르겠고, 아랑곳하지 않는다면서, 오랜만에 내 무릎에 자기 얼굴을 비벼대며 좋아하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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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짱,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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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는 사과하긴 했다만, 말이 안통하는 소리짱에게 말로 사과한다는 게 어떤 의미일지는 모르겠어서, 허공에 던지는 것 같이 내 목소리는 던져지고 있었고, 소리짱은 무슨 일이있었다는 건지, 도대체 모르겠고, 아랑곳하지 않는다면서, 오랜만에 내 무릎에 자기 얼굴을 비벼대며 좋아하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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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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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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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짱이 먼저 시작한 것 같기는 하다. 한 두살 조금 지날때쯤이었을까? 어느날 문득 소리짱이 냐-옹, 냐-옹을 조금 이렇게 저렇게 연습하는 듯하더니, 뭔가 사람이 말을 하는 것 처럼 들린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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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짱이 먼저 시작한 것 같기는 하다. 한 두살 조금 지날때쯤이었을까? 어느날 문득 소리짱이 냐-옹, 냐-옹을 조금 이렇게 저렇게 연습하는 듯하더니, 뭔가 사람이 말을 하는 것 처럼 들린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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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금 이거는 뭔가, 우리한테 말하는 것 같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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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금 이거는 뭔가, 우리한테 말하는 것 같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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