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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짱에게 존재는 어떻게 생겼으면, 어떻게 들려올까. 나의 손과 나의 목관절과 나의 발자국 소리가 한 사람의 것이라는 걸, 한 존재에서 유래하고 있는 것이라는 걸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다.' 가 아니라, 까마귀와 배가 세포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덩어리라는 걸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시각은 소리없는 연결을 파악할 수 있다. 청각으로는 연결된 몸을 파악할 수 없는 게 아닐까? 그러면, 소리짱에게 내가 걸어오는 모양은 시끄러운 양철 로봇트 처럼 팔다리목가슴발이 치렁치렁 거리는 소리나는 여러 군집이 무섭게 다가오는 것과 같이 보이는 건 아닐까? 어째서인지 저 소리들은 함께 움직이긴 하는데, 왜 손을 물면, 위에있는 항상 떠드는 입이 어딘가 아픈 듯이 소리를 낼까. 오늘 나에게 맛있는 참치캔을 준 손이 고맙긴한데, 버릇없이, '맛있냐? 고맙지?'라고 말하는 저 입은 항상 떠들기만 하는 데, 나한테 뭐가 고마워할 일을 했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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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짱에게 존재는 어떻게 생겼으면, 어떻게 들려올까. 나의 손과 나의 목관절과 나의 발자국 소리가 한 사람의 것이라는 걸, 하나의 존재에서 유래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어떻게 깨닫게 될까?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다.' 가 아니라, 까마귀와 배가 세포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덩어리라는 걸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시각은 소리없는 연결을 파악할 수 있다. 청각으로는 연결된 몸을 파악할 수 없는 게 아닐까? 그러면, 소리짱에게 내가 걸어오는 모양은 시끄러운 양철 로봇트 처럼 팔다리목가슴발이 치렁치렁 거리는 소리나는 여러 군집이 무섭게 다가오는 것과 같이 보이는 건 아닐까? 어째서인지 저 소리들은 함께 움직이긴 하는데, 왜 손을 물면, 위에있는 항상 떠드는 입이 어딘가 아픈 듯이 소리를 낼까. 오늘 나에게 맛있는 참치캔을 준 손이 고맙긴한데, 버릇없이, '맛있냐? 고맙지?'라고 말하는 저 입은 항상 떠들기만 하는 데, 나한테 뭐가 고마워할 일을 했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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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짱의 청각 테스트는 언제나 재미있다. 모든 고양이들 놀이의 기본은 움직이다가 멈추는 것이고, 사물이 보이다가 사라지는 것이다. 인간 어린이 두 살도 같은 식으로 놀아주면 된다. 숨겼다가, 보여주기. 소리짱의 경우에는 소리로 숨겨야 한다. 소리를 내다가 안내면 된다. 소리짱이 좋아하는 장난감은 그래서, 소리가 작은 장난감이다. 방울 이런거 달린것도 좋아하지만, 어느정도 하고 나면, 그런 것들은 금방 싫증이 난다. 소리가 너무 잘 들려서, 재미가 없는 것 같다. 그냥 막대기 끝네 작은 털뭉치가 달린 장난감이 있는데, 원래는 물고 빠는 장난감이지만, 이걸로 장판 바닥을 긁어주면, 사-악 사-악 하는 작은 소리가 난다. 여기까지는 사람귀에 들리지만, 그런 다음에 그냥 제자리에서 천천히 회전을 시킨다. 그러면, 우리는 듣지 못하는 더 작은 사-악 소리가 나겠지. 소리짱은 이 소리를 아주 흥미롭게 듣는다. 분명히 소리가 작다는 것은 소리짱에게는 존재자체가 작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주 작은 벌레. 파리가 앉아서 손바닥을 비비는 소리 같은 것은 자신보다 약자라는 인식을 불러일으키는 지도 모른다. 만만하게 보인다. 그러면, 사냥하기 위해, 아주 사뿐사뿐 걸어온다. 암살자. 잠자리도 파리도 소리짱이 다가오는 걸 잘 파악하지 못한다. 눈이 없었다면, 나도 분명히 파악할 수 없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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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짱의 청각 테스트는 언제나 재미있다. 모든 고양이들 놀이의 기본은 움직이다가 멈추는 것이고, 사물이 보이다가 사라지는 것이다. 인간 어린이 두 살도 같은 식으로 놀아주면 된다. 숨겼다가, 보여주기. 소리짱의 경우에는 소리를 숨겨야 한다. 소리를 내다가 안내면 된다. 소리짱은 소리가 나는 장난감을 좋아한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소리짱이 특별히 더 좋아하는 장난감은 원래 소리를 내기 위해 만들어지지 않은 것들이다. 방울 이런거 달린것도 좋아하지만, 어느정도 하고 나면, 그런 것들은 금방 싫증이 난다. 소리가 너무 잘 들려서, 재미가 없는 것 같다. 그냥 막대기 끝네 작은 털뭉치가 달린 장난감이 있는데, 원래는 물고 빠는 장난감이지만, 이걸로 장판 바닥을 긁어주면, 사-악 사-악 하는 미세한 소리가 난다. 여기까지는 사람귀에도 들리지만, 그런 다음에 그것을 그냥 제자리에서 천천히 회전을 시킨다. 그러면, 우리는 듣지 못하는 아주 더 미세한 사-악 소리가 아마도 들리는가 보다. 소리짱은 이 소리를 아주 흥미롭게 듣는다. 분명히 소리가 작다는 것은 소리짱에게는 존재자체가 작다는 의미일 것이다. 파리가 앉아서 손바닥을 비비는 소리 같은 것은 자신보다 약자라는 인식을 불러일으키는 지도 모른다. 만만하게 보인다. 그러면, 사냥하기 위해, 아주 사뿐사뿐 걸어온다. 암살자. 잠자리도 파리도 소리짱이 다가오는 걸 잘 파악하지 못한다. 눈이 없었다면, 나도 똑같이 파악할 수 없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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