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ntent/pages/sori/index.txt’
This commit is contained in:
parent
fdfb127594
commit
1e8df12ca7
1 changed files with 1 additions and 1 deletions
|
|
@ -178,7 +178,7 @@
|
||||||
|
|
||||||
나는 뭔가 초조하거나, 기분이 상한 부분이 있었는데, 부모랑 있었던 어떤 사건에 대해서, 그것을 되새겨 가면서 혼자, 생각에 잠겨 있는 중이었다. 왠지 모르겠지만, 안방에 6칸 짜리 목재 서랍장을 한 서랍씩 열어재꼈다가 다시 밀어넣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바퀴가 달린 고급서랍장은 스르르- 미끄러지면서 열리고, 마지막까지 열리면, 멈춤 턱에 걸리면서, 탁-하고 멈추고, 마찬가지로 밀어 넣을때도 부드럽게 미끄러져 들어가서 큼-하고 닫히는 그런 서랍장이었다. 나는 도저히 용서하지 못할 그 어떤 사건을 떠올리면서, '그 불합리한 사건', 하고 서랍을 열고, '그 부당한 언사', 하고 서랍을 닫고, '그 부당한 체벌', 하고 서랍을 열고, '그 부당한 표정!', 하고 서랍을 닫고, '그 부당한 언사!', '그 부당한 체벌!' ... 하는 식으로 감정에 몰입하고, 화를 증폭하면서, 점점 서랍을 여는 힘을 주체할 수 없게 되더니, 마침내는 서랍이 받는 충격을 견디지 못해, 고리가 달린 앞부분이 뜯어져서 바닥에 떨어져 버리는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다.
|
나는 뭔가 초조하거나, 기분이 상한 부분이 있었는데, 부모랑 있었던 어떤 사건에 대해서, 그것을 되새겨 가면서 혼자, 생각에 잠겨 있는 중이었다. 왠지 모르겠지만, 안방에 6칸 짜리 목재 서랍장을 한 서랍씩 열어재꼈다가 다시 밀어넣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바퀴가 달린 고급서랍장은 스르르- 미끄러지면서 열리고, 마지막까지 열리면, 멈춤 턱에 걸리면서, 탁-하고 멈추고, 마찬가지로 밀어 넣을때도 부드럽게 미끄러져 들어가서 큼-하고 닫히는 그런 서랍장이었다. 나는 도저히 용서하지 못할 그 어떤 사건을 떠올리면서, '그 불합리한 사건', 하고 서랍을 열고, '그 부당한 언사', 하고 서랍을 닫고, '그 부당한 체벌', 하고 서랍을 열고, '그 부당한 표정!', 하고 서랍을 닫고, '그 부당한 언사!', '그 부당한 체벌!' ... 하는 식으로 감정에 몰입하고, 화를 증폭하면서, 점점 서랍을 여는 힘을 주체할 수 없게 되더니, 마침내는 서랍이 받는 충격을 견디지 못해, 고리가 달린 앞부분이 뜯어져서 바닥에 떨어져 버리는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다.
|
||||||
|
|
||||||
고급서랍장이라고 해봤자, 겉보기만 그런 것이지, 결국은 타카심으로 대충 조립된 서랍이어서 충격을 받자 타카심들이 숭숭 전부다 빠져버린 것이다. 당황스러운 일이 벌어졌지만, 오히려 극단적으로 냉정해진 나는 즉시 신발장에서 망치를 가져다가, 빠진 타카심들의 위치를 살살 맞춰가며 조심스럽게 다시 박아 넣으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콩-콩-.' 하지만, 그렇게 쉽게 고쳐질 일이 아니다. 아-씨. 짜증이 난다. 이것은 내가 알기로는 엄마 아빠의 혼수로 구입한 장롱과 서랍장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짜증이 더 난다.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지? 하는 생각이 울컥하고 밀려온다. 망치를 두드리는 힘을 또 조절을 못하게 된다. 울화통이 터진다. 왜 안되니, 왜! 하면서, 서랍을 패기 시작했고, 지쳐 나자빠질 때까지, 그렇게 화를 터뜨린다. 손이 얼얼해져서 망치를 떨어뜨리고, 바닥에 주저 앉았을때는, 결국 서랍은 망치질 자국으로 흉칙하게 뒤덥였다.
|
고급서랍장이라고 해봤자, 겉보기만 그런 것이지, 결국은 타카심으로 대충 조립된 서랍이어서 충격을 받자 타카심들이 숭숭 전부다 빠져버린 것이다. 당황스러운 일이 벌어졌지만, 오히려 극단적으로 냉정해진 나는 즉시 신발장에서 망치를 가져다가, 빠진 타카심들의 위치를 살살 맞춰가며 조심스럽게 다시 박아 넣으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콩-콩-.' 하지만, 그렇게 쉽게 고쳐질 일이 아니다. 아-씨. 짜증이 난다. 이것은 내가 알기로는 엄마 아빠의 혼수로 구입한 장롱과 서랍장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짜증이 더 난다.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지? 하는 생각이 울컥하고 밀려온다. 망치를 두드리는 힘을 또 조절을 못하게 된다. 울화통이 터진다. 왜 안되니, 왜! 하면서, 서랍을 패기 시작했고, 지쳐 나자빠질 때까지, 그렇게 화를 터뜨린다. 손이 얼얼해져서 망치를 떨어뜨리고, 바닥에 주저 앉았을때는, 결국 서랍은 망치질 자국으로 흉칙하게 뒤덥여 있었다.
|
||||||
|
|
||||||
*
|
*
|
||||||
|
|
||||||
|
|
|
||||||
Loading…
Reference in a new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