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3e2b52f7e5260d2e8b925fa4c79ebb0f51ccb9ff Mon Sep 17 00:00:00 2001 From: Dooho Yi Date: Sun, 17 May 2020 17:20:42 +0900 Subject: [PATCH] =?UTF-8?q?/=20=E2=80=98content/pages/sori/index.rst?= =?UTF-8?q?=E2=80=99?= MIME-Version: 1.0 Content-Type: text/plain; charset=UTF-8 Content-Transfer-Encoding: 8bit --- content/pages/sori/index.rst | 48 ++++++++++++++++++------------------ 1 file changed, 24 insertions(+), 24 deletions(-) diff --git a/content/pages/sori/index.rst b/content/pages/sori/index.rst index 042cce0..46ccb49 100644 --- a/content/pages/sori/index.rst +++ b/content/pages/sori/index.rst @@ -109,29 +109,29 @@ sori | 고양이는 원래 그렇게 '냐옹, 냐옹' 하는 동물이 아니라고 한다는 말도 어디선가 들었다. '냐옹, 냐옹' 하는 것은 그러니까, 사람들한테, 집사들한테 말을 거는 것이거나, 무언가를 지시하는 것이지, 그들의 언어생활속에 '냐옹, 냐옹'이란 것이 그다지 유의미하지는 않다는 이야기였다. 여튼, 소리짱도 말 수 없는 고양이었는데, 어느날부터인가 갑자기, 우리들의 말을 따라하기 시작을 했다. 마치, 말을 거는 것과 같이. 그러고 나서, 나의 분노조절장애도 시작되었다. | | 소리짱이 아주 애기 였을때, 그러니까, 영양실조로 비틀거리면서, 마지막 안간힘을 다해서, 빽- 빽- 울어대면서, 우리들의 발걸음을 따라서, 작은 발로, 거인처럼 땅을 진동하면서, 우리의 작업실로 따라, 걸어들어왔을때는, 그리고, 10월 말의 추운 날, 따뜻한 화목난로 곁에서, 낯설은 두명의 구조자들과 함께 저녁시간을 보내던 그 날에는, 곧 쓰러질 것 처럼, 비틀 거리고 있었지만, 휏대위에서 조는 참새 처럼, 쓰러질듯 쓰러질듯 하지만, 겨우 메달려있는 작은 참새 새끼처럼 그렇게 하고 있었는데. - -그날 집에 데려와서, 우유? 라도 줘보았는데, 먹지 않고. 그런데, 먹고 싶은데, 먹지를 못했었다. - -이러다 죽게 되지 않을까. 하다가, 병원에 가서 두 눈을 제거하고 다시 집에 돌아왔을때는, 아직은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찌나 하늘이 꺼질 것 처럼 우울하던지. 너의 존재가. - -그 때, 문을 꼭 닫고만 있는 너에게 내가 말을 걸기 시작한 것이, 손으로 소리를 내면서, 하는 소리극장 같은 것이었지. 아마, 이거 병원도 가기 전에 시작했었나? 싶기도 하고. 정확히 모르겠지만. - -조금씩 몸의 기운을 차리고, 많이 자고, 그런다음에는, 손 소리 놀이에 푹 빠져들었지. 그때는, 귀여웠지, 물어도 귀엽게 물고, 그랬는데. - -나중에 알았더랬지, 손으로 놀아주면 안된다고. - -일단 손이 장난감이 된 소리짱은, 이후로도 내 손은 물어도 되는 물건으로 여긴다. - -피가 나도록 깨물어서, 나의 분노를 있는대로 사는 소리짱이었지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르고, 인터넷에서 찾아본, 손 무는 고양이 버릇 고치는 방법들이란 것들도, 다 눈이 보이는 고양이를 위한 것들이었는지 잘 되지를 않았다. 일단 눈을 마주보고, 권위있게 내려다 보는 시선... 이런것은 상대방이 눈이 없으니까, 잘 될리가 없지 않나. - -게다가, 나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소리짱에게 있어서, 나의 손과 나의 입과 나의 몸이 하나의 연결된 객체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눈은 연결을 파악할 수 있지만, 소리와 막연한 동시성, 냄새가 유사한 것. 이런것들이 이 모든 '소리현상' '감각현상'들의 하나의 개체로 부터 나오는 것이라는 것을 어떻게 인식시킬 수 있는 걸까. - -우리는 또, 그다니, 좋은 집사들이 되지를 못한다. 지금도 그렇다. - -그러니까, 마찰이 안그래도 어린 소리짱에게 없을리가 없다. 다음 문제는 쉬를 하는 문제인데, 처음에는, 시멘트 같은 회색 색깔의 모레 화장실을 사용했었는데, 금방 적응을 잘했었다. 그런다음에는 두부모래로 바꿨는데, 아 이게, 바꾸는게 정말 싫은 건지.. 맘에 안드는 건지, 냄새가 나는 건지, 이불에도 쉬하고, 방에도 쉬하고, 방광염도 자주 걸려서, 그것때문에 쉬하고, 옷에도 하고, 내 다리에도 쉬하고. - -눈이 안보이니까, 탁자위에 두었던 아끼는 찻잔들도 몇개 소리짱 너가 깨먹었지! - -\* +| +| 그날 집에 데려와서, 우유? 라도 줘보았는데, 먹지 않고. 그런데, 먹고 싶은데, 먹지를 못했었다. +| +| 이러다 죽게 되지 않을까. 하다가, 병원에 가서 두 눈을 제거하고 다시 집에 돌아왔을때는, 아직은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찌나 하늘이 꺼질 것 처럼 우울하던지. 너의 존재가. +| +| 그 때, 문을 꼭 닫고만 있는 너에게 내가 말을 걸기 시작한 것이, 손으로 소리를 내면서, 하는 소리극장 같은 것이었지. 아마, 이거 병원도 가기 전에 시작했었나? 싶기도 하고. 정확히 모르겠지만. +| +| 조금씩 몸의 기운을 차리고, 많이 자고, 그런다음에는, 손 소리 놀이에 푹 빠져들었지. 그때는, 귀여웠지, 물어도 귀엽게 물고, 그랬는데. +| +| 나중에 알았더랬지, 손으로 놀아주면 안된다고. +| +| 일단 손이 장난감이 된 소리짱은, 이후로도 내 손은 물어도 되는 물건으로 여긴다. +| +| 피가 나도록 깨물어서, 나의 분노를 있는대로 사는 소리짱이었지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르고, 인터넷에서 찾아본, 손 무는 고양이 버릇 고치는 방법들이란 것들도, 다 눈이 보이는 고양이를 위한 것들이었는지 잘 되지를 않았다. 일단 눈을 마주보고, 권위있게 내려다 보는 시선... 이런것은 상대방이 눈이 없으니까, 잘 될리가 없지 않나. +| +| 게다가, 나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소리짱에게 있어서, 나의 손과 나의 입과 나의 몸이 하나의 연결된 객체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눈은 연결을 파악할 수 있지만, 소리와 막연한 동시성, 냄새가 유사한 것. 이런것들이 이 모든 '소리현상' '감각현상'들의 하나의 개체로 부터 나오는 것이라는 것을 어떻게 인식시킬 수 있는 걸까. +| +| 우리는 또, 그다니, 좋은 집사들이 되지를 못한다. 지금도 그렇다. +| +| 그러니까, 마찰이 안그래도 어린 소리짱에게 없을리가 없다. 다음 문제는 쉬를 하는 문제인데, 처음에는, 시멘트 같은 회색 색깔의 모레 화장실을 사용했었는데, 금방 적응을 잘했었다. 그런다음에는 두부모래로 바꿨는데, 아 이게, 바꾸는게 정말 싫은 건지.. 맘에 안드는 건지, 냄새가 나는 건지, 이불에도 쉬하고, 방에도 쉬하고, 방광염도 자주 걸려서, 그것때문에 쉬하고, 옷에도 하고, 내 다리에도 쉬하고. +| +| 눈이 안보이니까, 탁자위에 두었던 아끼는 찻잔들도 몇개 소리짱 너가 깨먹었지! +| +| \* 여튼, 그러그러 저러저러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