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ff --git a/content/pages/sori/index.txt b/content/pages/sori/index.txt index bc0c0e1..40e7aa7 100644 --- a/content/pages/sori/index.txt +++ b/content/pages/sori/index.txt @@ -117,32 +117,14 @@ * -소리짱이랑 놀아줄때, 함께 눈을 감고 놀면 좋을 때가 있다. 시각이 없는 소리짱에게, 시각은 일종의 '반칙' 같은 것이다. 소리짱은 자신의 위치를 숨기고 싶어한다. 조용히-, 조용히. 그렇지만, 나에게는 너무 쉽게 잘 보인다. 그럴때, 덥썩하고 소리짱을 잡는다거나, 하면, 자존심 비슷한 것이 상하는 것 같다. '아, 보는 게 어딨냐!' 짜증낸다. 시각을 가지고 자기를 만지는 손은 굉장히 무례한 손일 수가 있을 것 같다. 눈이 잘 보이는 고양이에게 다가갈때도, 손을 고양이 얼굴 모양으로 해서, 얼굴비비기를 손으로 하면서, 몸을 만지라고 하는 것을 읽은 적이 있다. +소리짱이랑 놀아줄때, 함께 눈을 감고 놀면 좋을 때가 있다. 시각이 없는 소리짱에게, 시각은 일종의 '반칙' 같은 것이다. 소리짱은 자신의 위치를 숨기고 싶어한다. 조용히-, 조용히. 그렇지만, 나에게는 너무 쉽게 잘 보인다. 그럴때, 덥썩하고 소리짱을 잡는다거나, 하면, 자존심 비슷한 것이 상하는 것 같다. '아, 보는 게 어딨냐!' 짜증낸다. 시각을 가지고 자기를 만지는 손은 굉장히 무례한 손일 수가 있을 것 같다. 눈이 잘 보이는 고양이에게 다가갈때도, 손을 고양이 얼굴 모양으로 해서, 얼굴비비기를 손으로 하면서, 몸을 만지기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 +소리짱은 놀이를 잘하고 싶어서, 많은 노력을 한다. 내가 장난감을 이리저리 옮기다가, 멈추면, 마지막으로 소리가 난 위치를 주목해서 보고 있다. 공격하려고 자세를 잡기는 하는데, 곧 자신감이 없어진다, 저기 쯤에 있는데, 소리짱은 공격을 거는 순간 도망갈 수 있는 사냥감을 완벽하게 사로잡기 위해, 한번에 뛰어서 정확하게 사냥하겠다는 높은 이상 속에서, 공격의 시공을 가늠한다. 조금이라도 자신이 없다면, 다음 기회를 노린다. 아주 신중한 사냥꾼이다. 소리짱은 가까운 거리에서는 굉장히 정확하게 추적해오기 때문에, 장난감을 멈추고 있을 수가 없다. 나는 시각을 사용해서, 소리짱을 여유롭게 가지고 놀수가 있다. (후후) 소리짱은 시각이 없다는 핸디캡을 가지고, 나와 경쟁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 재미가 없어져 버리고 마는 것이다. 자존심이 탁 상할려고 한다. '미안, 미안.' 이미 늦었지만, 마지막으로 나도 눈을 감고 게임에 참여해 본다. 눈을 감으면, 우리는 동등해진다. 나는 장난감을 흔들다가 바닥에 내려놓는다. 귀를 쫑긋 세워서 소리짱을 들어본다. 나는 아무것도 들을 수가 없다. 숨을 죽이며, 포식자 앞에 놓인 어떤 작은 벌레의 심정을 떠올린다. 하늘에서 독수리처럼 나꿔채가는 그 포식자가 다가오는 소리를 나는 아직 듣지도 못했는데, 내 몸은 그의 발톱에 어느새 찢겨져 있는 것이다. 으아. 눈을 감고 있으면, 소리짱이 다가오는 걸 전혀 파악할 수가 없다. 나는 시각이 없는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감각을 갖지 못한, 소리적으로 열등한 존재이다. -소리짱은 놀이를 잘하고 싶어서, 많은 노력을 한다. 내가 장난감을 이리저리 옮기다가, 멈추면, 마지막으로 소리가 난 위치를 주목해서 보고 있다. 공격하려고 자세를 잡기는 하는데, 자신감이 없어진다, 저기 쯤에 있는데, 소리짱은 내가 가는 순간 도망갈 거 같은데, 한번에 뛰어서 정확하게 저 지점을 사냥해야 하는 숙제속에서 갈등한다. 결국 조금이라도 자신이 없어지면, 다음 기회를 노린다. 아주 신중한 사냥꾼이다. 소리짱은 가까운 거리에서는 굉장히 정확하게 추적해오기 때문에, 장난감을 멈추고 있을 수가 없다. 나는 시각이 있기 때문에, 소리짱의 공격이 느리게 느껴진다. 소리짱은 시각이 없다라는 핸디캡을 가지고, 나와 경쟁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 재미가 없어지기도 한다. 그럴때는, 나도 눈을 감고 게임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눈을 감으면, 우리는 동등해진다. 나는 장난감을 흔들다가 바닥에 내려놓는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포식자 앞에 놓인 어떤 작은 벌레의 심정을 떠올린다. 하늘에서 독수리처럼 나꿔채가는 그 포식자가 다가오는 소리를 나는 아직 듣지 못했는데, 내 몸은 그의 발톱에 어느새 찢겨져 있는 것이다. 으아. 눈을 감고 있으면, 소리짱이 다가오는 걸 전혀 파악할 수가 없다. 나는 소리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감각을 갖지 못한, 소리적으로 열등한 존재이다. +4:실수들-트라우마 +------------------- - - - -몇몇 삼촌, 이모들이 주고 간 사랑의 장난감들이 있었다. 고양이 장난감은 반짝이는 셀로판지나 화려한 깃털 이런것들이 달린 막대기들이 있는데, 소리짱은 눈이 안보이기 때문에, 그런 장난감들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래서 특별하게 방울이나 사기 조각 같은 소리나는 것들이 달린 장난감을 골랐다고 한다. 일단 소리가 나는 장난감을 소리짱도 더 관심을 보이는 것 같기는 했다. - -모든 고양이들 놀이의 기본은 움직이다가 멈추는 것이고, 사물이 보이다가 사라지는 것이다. 인간 어린이 두 살도 같은 식으로 놀아주면 된다. 숨겼다가, 보여주기. 소리짱의 경우에는 소리로 숨겨야 한다. 소리를 내다가 안내면 된다. 소리짱이 좋아하는 장난감은 그래서, 소리가 작은 장난감이다. 방울 이런거 달린것도 좋아하지만, 어느정도 하고 나면, 그런 것들은 금방 싫증이 난다. 소리가 너무 잘 들려서, 재미가 없는 것 같다. 그냥 막대기 끝네 작은 털뭉치가 달린 장난감이 있는데, 원래는 물고 빠는 장난감이지만, 이걸로 장판 바닥을 긁어주면, 사-악 사-악 하는 작은 소리가 난다. 여기까지는 사람귀에 들리지만, 그런 다음에 그냥 제자리에서 천천히 회전을 시킨다. 그러면, 우리는 듣지 못하는 더 작은 사-악 소리가 나겠지. 소리짱은 이 소리를 아주 흥미롭게 듣는다. 분명히 소리가 작다는 것은 소리짱에게는 존재자체가 작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주 작은 벌레. 파리가 앉아서 손바닥을 비비는 소리 같은 것은 자신보다 약자라는 인식을 불러일으키는 지도 모른다. 만만하게 보인다. 그러면, 사냥하기 위해, 아주 사뿐사뿐 걸어온다. 암살자. 잠자리도 파리도 소리짱이 다가오는 걸 잘 파악하지 못한다. 눈이 없었다면, 나도 분명히 파악할 수 없었겠지. - - - - -놀이 시간을 조금씩 가지면서, 발견한 점은 소리짱에게는 소리의 크기가 곧 존재의 크기라는 점이었다. - -손으로 놀아주기. 소리로 놀아주기. 소리극. - -* - - -* - -나이가 들면서, 부딪히는 것을 조금 신경쓰기 시작하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여기에는 몇번의 사건들이 계기가 되었을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탈리아에 여행 가서 사왔던 예쁜 찻잔이 테이블위에 있었는데, 소리짱이 테이블 위로 돌아다니다가, 밀어서 떨어뜨려서 깨뜨린 적이 있었다. 나는 너무 화가 나서, 소리짱 정말 밉다고 나무랐다. 고래고래고래고래. 그런다음에는, 삼각형 네모가 그려진 또 다른 찻잔을 비슷한 방식으로 깨서 잃어버리게 되었는데, 애초에 테이블에서 떨어지기 쉽게 놓여져있던 것도 잘못이었지만, 나는 잘 탓하는 사람이었다. 너 때문이야. 너가 책임쳐. +나이가 들면서, 부딪히는 것을 조금 신경쓰기 시작하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여기에는 몇번의 사건들이 계기가 되었을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탈리아에 여행 가서 사왔던 예쁜 찻잔이 테이블위에 있었는데, 소리짱이 테이블 위로 돌아다니다가, 부딪혀서 떨어뜨려서 산산조각이 난 적이 있었다. 나는 너무 화가 나서, 소리짱 정말 밉다고 나무랐다. 고래고래고래고래. 그런다음에는, 삼각형 네모가 그려진 또 다른 찻잔을 비슷한 방식으로 깨서 잃어버리게 되었는데, 애초에 테이블에서 떨어지기 쉽게 놓여져있던 것도 잘못이었지만, 나는 잘 탓하는 사람이었다. 너 때문이야. 너가 책임쳐. * @@ -150,6 +132,15 @@ * +소리짱은 새 소리를 좋아한다. 곤충들이나, 잠자리들은 잡고 사냥하는데, 새는 사냥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시력이 없어서, 공격력이 부족한가? 남들은 고양이가 참새를 죽여서 물고 온다고 하던데, 소리짱은 아직 그런 적은 없다. 그래서, '아, 새를 못 잡는가 보다, 소리짱 입장에서는 아쉬울 지도..' 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사실, 소리짱을 곁에서 지켜보면, 꼭 새를 잡으려고 한다기 보단, 그저 엄청나게 관심이 있어한다는 것이다. 사다리에 올라가는 것도 그렇고, 담에 올라가는 것도 그렇고, 새들에게 가까이 가고 싶어 한다. 또, 가만히 보면, 새들도 소리짱을 보러 가까이 온다. + +소리짱의 첫번째 집이었던 옥탑은 새들이 들르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소리짱이 밖에 나가서 바람을 쐬고 있으면, 새들이 찾아온다. 가만 들어보면, 새들이 무언가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이 들리기도 한다. 울음소리가 구분이 갈 정도로 자주 찾아오는 새가 있는 것 같다고도 생각했다. 소리짱은 방안에 있다가도 갑자기 우다다다-쿵 하면서, 밖으로 뛰쳐나가가도 한다. '쿵'은 소리짱이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히는 소리다. 아이고, 부딪히지 말고 다니라고 외치면서 따라나가 보면, 사실 밖에 친구 새들이 찾아온 경우가 종종 있었다. + +* + +첫번째 집은 옥탑이었지만, 특이하게도 담장이 45도 정도 안쪽으로 기울어져서 건축이 된 옥탑이어서, 뛰어오르지 않는 이상 소리짱이 밖으로 떨어질 일은 없었다. + + 이야기거리++ 소리짱 새 좋아한다. 소리짱 떨어진 적 있다. 그래서, 새 소리나는 장치 만들었었다. 떨어지지 말라고. 그런데, 실제 새가 아니라는 거 금방 안다. 어떻게 알까. 어떻게 다른걸까? 하여튼, 명확하게 안다. 소리짱이랑 이야기를 하는 것도 재미있다. 냐오옹. 우리의 언어만들기. 소리짱은 사람 흉내를 내고, 사람은 고양이 흉내를 낸다. 하지만, 결국은 우리는 무언가를 말하고, 듣는다. 흉내가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