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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 서랍장은 부모님 댁에 있다. 부모님은 그 서랍장이 왜 그렇게 된 것인지에 대해서, 단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당시에 나는 이제 크게 혼이 나겠구나, 각오를 하고 있었다. 이런 일을 저지른 나에 대해서 이제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기왕 이렇게 됐으니, 지금까지 말 못한 억울한 것들에 대해서 말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해야겠다고 두려움을 억눌러가며 다짐했다. 그런데, 정작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일도 없던 셈 취급을 당하니, 그건 더욱 더 속상했다. 왜 적어도 '너가 그랬나?' '왜 그랬나?' '어쩌다 그랬나?' '뭐가 그렇게 화가 났나?' 이런 이야기 걸어오지 않는 걸까? 그 이후, 며칠동안 망치질 자국으로 뒤덥힌 서랍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나는 결심하게 된다. 나도 그것에 대해서 다시는 말하지 않겠다고. 우리 사이의 골은 그렇게 한번 더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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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 서랍장은 부모님 댁에 있다. 부모님은 그 서랍장이 왜 그렇게 된 것인지에 대해서, 단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당시에 나는 이제 크게 혼이 나겠구나, 각오를 하고 있었다. 이런 일을 저지른 나에 대해서 이제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기왕 이렇게 됐으니, 지금까지 말 못한 억울한 것들에 대해서 말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해야겠다고 두려움을 억눌러가며 다짐했다. 그런데, 정작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일도 없던 셈 취급을 당하니, 그건 더욱 더 속상했다. 왜 적어도 '너가 그랬나?' '왜 그랬나?' '어쩌다 그랬나?' '뭐가 그렇게 화가 났나?' 이런 이야기 걸어오지 않는 걸까? 그 이후, 며칠동안 망치질 자국으로 뒤덥힌 서랍을 혼자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나는 결심하게 된다. 나도 그것에 대해서 다시는 말하지 않겠다고. 우리 사이의 골은 그렇게 한번 더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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