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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가 남아있는 화목난로 옆에 자리를 마련해 주었지만, 담요는 거절당했다. 다만, 화목난로는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였다. 난로의 온기가 머무는 공간의 한 모서리에 병든 병아리처럼, 엉거주춤하게 멈춰서서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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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서야, 마침내, 정적이 찾아왔다. 세상도 한숨을 내리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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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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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키워본 적은 없었지만, 예전 작업실에서 같이 작업실을 쓰던 분이 기르던 고양이가 두 마리 있었다. 그 고양이들도 손바닥만큼 작을 때 부터 길러졌는데, 몇번 주인분의 부탁으로 돌봐준적이 있기는 했었다. 이제는 베테랑 캣맘이 되신 그 분께 긴급연락을 취해서,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구했다. 만화책에서 본 대로,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서, 먹으라고 줬는데, 냄새만 맡고 먹지는 않는다. 다만, 화목난로 옆에서 오똑이처럼 서서 쉬고 있는 소리짱은 이따금씩 웅크린 몸의 균형을 잃는 듯한 동작을 했다. 지금 비틀거린건지, 아니면 꾸벅하고 졸고 있는 건지 잘 가늠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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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얼굴 한 쪽이 상처 딱지 같은 것으로 덮여있어서 치료가 시급해 보였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동물병원을 수소문했다. 베테랑 캣맘 지인의 추천으로 소개 받은 동물병원에서는 길냥이를 인보하는 조건으로 치료비와 수술비를 크게 할인해주셨다. 여기서 '수술' 이란, 안구적출 수술을 말하는 것이었다. 소리짱은 허피스 바이러스 감염이었는데, 이를 눈치챈 어미고양이가 다른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무리로부터 밀어내어 버린 것이라고 의사선생님은 말했다. 게다가, 발견된 시기에 이미 한쪽 눈은 실명한 상태였고, 나머지 한쪽 눈도 백내장이 심하게 온 상태여서, 조금이라도 시력을 살릴 수 있을지, 약을 써서 치료해 보겠노라고 하셨지만, 며칠 후, 전화로 상태가 악화되어서 나머지 한쪽 눈도 수술할 수 밖에 없다고 하셨다. 그렇게, 갑자기 소리짱은 시각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되었다. 이때, 우리는 '소리'라는 이름을 마음속으로 정하고 있었다. 소리짱에게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줄 존재의 이름,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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