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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ho Yi 2020-08-05 11:59: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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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프라이트.
나는 슬픔을 나누는 것.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다지 슬프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난 나눌 필요도 없이, 슬프지 않으니까. 그걸 뭐 나눌 필요도 없고. 그런 것 아니었을까.
뭐가 잔인하다는 것인지, 설명해달라고 하면, 또 그것도 사실은 잔인한 질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그냥 그만둘 수 밖에는 없다.
슬픔이란게 있나, 나에게도.
난 슬프지 않았다는 말을 했던 것일까. 그래서 그것이 잔인한 것이었을까.
난 정말 슬프지가 않은 것일까. 응.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고, 그냥 그렇지가 않은 것이다. 라고 해버리는게 낫다.
어차피 슬프건 아니건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고, 아니, 중요하지만, 그걸 정하는 것이 중요하지가 않다는 말이야.
슬프면, 울거나, 죽거나, 아님, 가거나, 버리거나, 헤어지거나. 아니면, 울거나.
하지만, 슬프지 않다고서야. 그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그냥 있거나. 그렇게 될 일이지.
사실은 슬픈데, 슬픔을 못느낀다거나, 억누르고 있다거나 그런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봐야, 더 아무것도 알수없게 될 뿐이지.
그냥 아직 덜 슬퍼서, 슬픔이라고 부를만도 못한 것이던가, 아무렴 아무라지.
그냥, 손가락이 타이프 라이터. 조금 느린 듯이 느껴지고, 멤브레인 키보드의 반발력이 평소보다 거세게 느껴지고, 그래서 내 손가락에 힘이 좀 없다거나, 가슴이 아픈데, 위가 좀 쓰린 듯하고, 뭐 먹은게 없어서, 그런것일 수도 있으니, 그냥 그래놀라 가루를 먹으니까, 은근 또 나아지는 것이, 이것은 '가슴이 아프다'에 해당하는 것인지 아닌 것인지 그다지 규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까, 사실 이 글 자체를 적기 시작한 것도, 뭔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몸을 의자에 기댄체, 한없이 찌그러 뜨리고, 업데이트할 일도 남아있지 않은 가상 리눅스를 그냥 한번 켰다가, sudo apt update로 upgradable package 2라는 걸 한번 보고 약간 실망해서 다시 닫고, 그런다음에 chrome://dino를 좀 하려다가, 두번째 판에서는 그냥 첫번째 선인장에 달려가서 처박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었고, 스페이스키도 무겁다. 그래서, 마침내는 이럴때 나는 글을 썼다. 하는 생각같은 것을 하면서, 그냥 적어내려가기 시작했었다. 라는 것.
그래서, 첫번째 6글자, 타이프라이트. 를 적고, 타이프라이트를 손가락에 감지하면서, 나는 그 묵직하고, 막막한 연주의 서곡에 스며드는 시간을 가지고, 고개를 들고, 중간에 그래놀라도 먹은 것이고, 가슴의 아픔도 어찌어찌해서, 이제는 나아진 것이다.
글이라는 것은 원래.
치료를 위한 것이지, 의미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러니까, 그걸 이따금씩 해줘야 하는데, 그걸 안한지가 너무 오래 되었어.
| 타이프라이트.
| 나는 슬픔을 나누는 것.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다지 슬프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난 나눌 필요도 없이, 슬프지 않으니까. 그걸 뭐 나눌 필요도 없고. 그런 것 아니었을까.
| 뭐가 잔인하다는 것인지, 설명해달라고 하면, 또 그것도 사실은 잔인한 질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그냥 그만둘 수 밖에는 없다.
|
| 슬픔이란게 있나, 나에게도.
| 난 슬프지 않았다는 말을 했던 것일까. 그래서 그것이 잔인한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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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정말 슬프지가 않은 것일까. 응.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고, 그냥 그렇지가 않은 것이다. 라고 해버리는게 낫다.
| 어차피 슬프건 아니건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고, 아니, 중요하지만, 그걸 정하는 것이 중요하지가 않다는 말이야.
| 슬프면, 울거나, 죽거나, 아님, 가거나, 버리거나, 헤어지거나. 아니면, 울거나.
| 하지만, 슬프지 않다고서야. 그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그냥 있거나. 그렇게 될 일이지.
| 사실은 슬픈데, 슬픔을 못느낀다거나, 억누르고 있다거나 그런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봐야, 더 아무것도 알수없게 될 뿐이지.
| 그냥 아직 덜 슬퍼서, 슬픔이라고 부를만도 못한 것이던가, 아무렴 아무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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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손가락이 타이프 라이터. 조금 느린 듯이 느껴지고, 멤브레인 키보드의 반발력이 평소보다 거세게 느껴지고, 그래서 내 손가락에 힘이 좀 없다거나, 가슴이 아픈데, 위가 좀 쓰린 듯하고, 뭐 먹은게 없어서, 그런것일 수도 있으니, 그냥 그래놀라 가루를 먹으니까, 은근 또 나아지는 것이, 이것은 '가슴이 아프다'에 해당하는 것인지 아닌 것인지 그다지 규정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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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사실 이 글 자체를 적기 시작한 것도, 뭔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몸을 의자에 기댄체, 한없이 찌그러 뜨리고, 업데이트할 일도 남아있지 않은 가상 리눅스를 그냥 한번 켰다가, sudo apt update로 upgradable package 2라는 걸 한번 보고 약간 실망해서 다시 닫고, 그런다음에 chrome://dino를 좀 하려다가, 두번째 판에서는 그냥 첫번째 선인장에 달려가서 처박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었고, 스페이스키도 무겁다. 그래서, 마침내는 이럴때 나는 글을 썼다. 하는 생각같은 것을 하면서, 그냥 적어내려가기 시작했었다. 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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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첫번째 6글자, 타이프라이트. 를 적고, 타이프라이트를 손가락에 감지하면서, 나는 그 묵직하고, 막막한 연주의 서곡에 스며드는 시간을 가지고, 고개를 들고, 중간에 그래놀라도 먹은 것이고, 가슴의 아픔도 어찌어찌해서, 이제는 나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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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이라는 것은 원래.
| 치료를 위한 것이지, 의미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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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그걸 이따금씩 해줘야 하는데, 그걸 안한지가 너무 오래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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