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e603cc6d83c8ace1d00bb74b71a738cf46dd4f39 Mon Sep 17 00:00:00 2001 From: Dooho Yi Date: Mon, 8 Jun 2020 10:16:22 +0900 Subject: [PATCH] =?UTF-8?q?/=20=E2=80=98content/pages/sori/index.txt?= =?UTF-8?q?=E2=80=99?= MIME-Version: 1.0 Content-Type: text/plain; charset=UTF-8 Content-Transfer-Encoding: 8bit --- content/pages/sori/index.txt | 7 +++++-- 1 file changed, 5 insertions(+), 2 deletions(-) diff --git a/content/pages/sori/index.txt b/content/pages/sori/index.txt index 291fead..0504a6f 100644 --- a/content/pages/sori/index.txt +++ b/content/pages/sori/index.txt @@ -119,7 +119,7 @@ 소리짱이랑 놀아줄때, 함께 눈을 감고 놀면 좋을 때가 있다. 시각이 없는 소리짱에게, 시각은 일종의 '반칙' 같은 것이다. 소리짱은 자신의 위치를 숨기고 싶어한다. 조용히-, 조용히. 그렇지만, 나에게는 너무 쉽게 잘 보인다. 그럴때, 덥썩하고 소리짱을 잡는다거나 하면, 자존심 비슷한 것이 상하는 것 같다. '아, 보는 게 어딨어!' 짜증낸다. 시각을 가지고 자기를 만지는 손은 굉장히 무례한 손일 수가 있을 것도 같다. 눈이 잘 보이는 고양이에게 다가갈때도, 손을 고양이 얼굴 모양으로 해서, 얼굴비비기 인사를 하면서, 몸을 만지기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소리짱은 놀이를 잘하고 싶어서, 많은 노력을 한다. 내가 장난감을 이리저리 옮기다가, 멈추면, 마지막으로 소리가 난 위치를 주목해서 보고 있다. 공격하려고 자세를 잡기는 하는데, 곧 자신감이 없어진다, 저기 쯤에 있는데, 소리짱은 공격을 거는 순간 도망갈 수 있는 사냥감을 완벽하게 사로잡기 위해, 한번에 뛰어서 정확하게 사냥하겠다는 높은 이상 속에서, 공격의 시공을 가늠한다. 조금이라도 자신이 없다면, 다음 기회를 노린다. 아주 신중한 사냥꾼이다. 소리짱은 가까운 거리에서는 굉장히 정확하게 추적해오기 때문에, 장난감을 멈추고 있을 수가 없다. 나는 시각을 사용해서, 소리짱을 여유롭게 가지고 놀수가 있다. +소리짱은 놀이를 잘하고 싶어서, 많은 노력을 한다. 내가 장난감을 이리저리 옮기다가, 멈추면, 마지막으로 소리가 난 위치를 주목해서 보고 있다. 공격하려고 자세를 잡기는 하는데, 곧 자신감이 없어진다, 저기 쯤에 있는데, 소리짱은 공격을 거는 순간 도망갈 수 있는 사냥감을 완벽하게 사로잡기 위해, 한번에 뛰어서 정확하게 사냥하겠다는 높은 이상 속에서, 공격의 시공을 가늠한다. 조금이라도 자신이 없다면, 다음 기회를 노린다. 아주 신중한 사냥꾼이다. 소리짱은 가까운 거리에서는 굉장히 정확하게 추적해오기 때문에, 장난감을 멈추고 있을 수가 없다. 하지만, 나는 시각을 사용해서, 소리짱을 여유롭게 가지고 놀수가 있다. "후후후." @@ -127,8 +127,11 @@ "미안, 미안." -이미 늦었지만, 마지막 한 판은, 나도 눈을 감고 게임에 참여해 본다. 내가 눈을 감으면, 우리는 동등해진다. 나는 장난감을 흔들다가 바닥에 내려놓는다. 귀를 쫑긋 세워서 소리짱을 들어본다. 나는 아무것도 들을 수가 없다. 숨을 죽이며, 포식자 앞에 놓인 어떤 작은 벌레의 심정을 떠올린다. 하늘에서 독수리처럼 나꿔채가는 그 포식자가 다가오는 소리를 나는 아직 듣지도 못했는데, 내 몸은 그의 발톱에 어느새 찢겨져 있는 것이다. 으아. 눈을 감고 있으면, 소리짱이 다가오는 걸 전혀 파악할 수가 없다. 나는 시각이 없는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감각을 갖지 못한, 소리적으로 열등한 존재이다. +이미 늦은 것 같지만, 마지막 한 판은, 눈을 감고 게임에 참여해 본다. 내가 눈을 감으면, 우리는 동등해진다. 장난감을 흔들다가 바닥에 내려놓는다. 귀를 쫑긋 세워서 소리짱을 들어본다. 아무것도 들을 수가 없다. 숨을 죽이며, 포식자 앞에 놓인 어떤 작은 벌레의 심정을 떠올린다. 하늘에서 독수리처럼 나꿔채가는 그 포식자가 다가오는 소리를 아직 듣지도 못했는데, 내 몸은 그의 발톱에 어느새 찢겨져 있는 것이다. 으아. 눈을 감고 있으면, 소리짱이 다가오는 걸 전혀 파악할 수가 없다. 나는 시각이 없는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감각을 갖지 못한, 소리적으로 열등한 존재이다. + + 4:트라우마 + 나이가 들면서, 부딪히는 것을 조금 신경쓰기 시작하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여기에는 몇번의 사건들이 계기가 되었을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탈리아에 여행 가서 사왔던 예쁜 찻잔이 테이블위에 있었는데, 소리짱이 테이블 위로 돌아다니다가, 부딪혀서 떨어뜨려서 산산조각이 난 적이 있었다. 나는 너무 화가 나서, 소리짱 정말 밉다고 나무랐다. 고래고래고래고래. 그런다음에는, 삼각형 네모가 그려진 또 다른 찻잔을 비슷한 방식으로 깨서 잃어버리게 되었는데, 애초에 테이블에서 떨어지기 쉽게 놓여져있던 것도 잘못이었지만, 나는 잘 탓하는 사람이었다. 너 때문이야. 너가 책임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