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ff --git a/content/pages/sori/index.txt b/content/pages/sori/index.txt index 0504a6f..36109ce 100644 --- a/content/pages/sori/index.txt +++ b/content/pages/sori/index.txt @@ -132,7 +132,7 @@ 4:트라우마 -나이가 들면서, 부딪히는 것을 조금 신경쓰기 시작하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여기에는 몇번의 사건들이 계기가 되었을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탈리아에 여행 가서 사왔던 예쁜 찻잔이 테이블위에 있었는데, 소리짱이 테이블 위로 돌아다니다가, 부딪혀서 떨어뜨려서 산산조각이 난 적이 있었다. 나는 너무 화가 나서, 소리짱 정말 밉다고 나무랐다. 고래고래고래고래. 그런다음에는, 삼각형 네모가 그려진 또 다른 찻잔을 비슷한 방식으로 깨서 잃어버리게 되었는데, 애초에 테이블에서 떨어지기 쉽게 놓여져있던 것도 잘못이었지만, 나는 잘 탓하는 사람이었다. 너 때문이야. 너가 책임쳐. +나이가 들면서, 부딪히는 것을 조금 신경쓰기 시작하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여기에는 몇번의 사건들이 계기가 되었을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탈리아에 여행 가서 사왔던 예쁜 찻잔이 테이블 위에 있었는데, 소리짱이 테이블 위로 돌아다니다가, 부딪혀서 떨어뜨려서 산산조각이 난 적이 있었다. 나는 너무 화가 나서, 소리짱 정말 밉다고 나무랐다. 고래-고래-고래-고래-. 그런다음에는, 삼각형과 네모가 그려진 또 다른 예쁜 찻잔을 비슷한 방식으로 깨서 잃어버리게 되었는데, 애초에 테이블에서 떨어지기 쉽게 놓았던 것도 잘못이었지만, 흠. 나는 잘 탓하는 사람이었다. 너 때문이야. 너가 책임져. * @@ -140,26 +140,32 @@ * -소리짱은 새 소리를 좋아한다. 곤충들이나, 잠자리들은 잡고 사냥하는데, 새는 사냥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시력이 없어서, 공격력이 부족한가? 남들은 고양이가 참새를 죽여서 물고 온다고 하던데, 소리짱은 아직 그런 적은 없다. 그래서, '아, 새를 못 잡는가 보다, 소리짱 입장에서는 아쉬울 지도..' 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사실, 소리짱을 곁에서 지켜보면, 꼭 새를 잡으려고 한다기 보단, 그저 엄청나게 관심이 있어한다는 것이다. 사다리에 올라가는 것도 그렇고, 담에 올라가는 것도 그렇고, 새들에게 가까이 가고 싶어 한다. 또, 가만히 보면, 새들도 소리짱을 보러 가까이 온다. +소리짱은 새 소리를 좋아한다. 곤충들이나, 잠자리들은 잡고 사냥하는데, 새는 사냥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시력이 없어서, 공격력이 부족한가? 남들은 고양이가 참새를 죽여서 물고 온다고 하던데, 소리짱은 아직 그런 적은 없다. 그래서, '아, 새를 못 잡는가 보다, 소리짱 입장에서는 아쉬울 지도..' 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사실, 소리짱을 곁에서 지켜보면, 꼭 새를 잡으려고 한다기 보단, 그저 엄청나게 관심이 있어한다는 것이다. 사다리에 올라가는 것도 그렇고, 담에 올라가는 것도 그렇고, 새들에게 가까이 가려다가 벌어진 상황인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런데 새들도 소리짱을 보러 일부러 찾아오는 것 같기도 하다. -소리짱의 첫번째 집이었던 옥탑은 새들이 들르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소리짱이 밖에 나가서 바람을 쐬고 있으면, 새들이 찾아온다. 가만 들어보면, 새들이 무언가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이 들리기도 한다. 울음소리가 구분이 갈 정도로 자주 찾아오는 새가 있는 것 같다고도 생각했다. 소리짱은 방안에 있다가도 갑자기 우다다다-쿵 하면서, 밖으로 뛰쳐나가가도 한다. '쿵'은 소리짱이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히는 소리다. 아이고, 부딪히지 말고 다니라고 외치면서 따라나가 보면, 사실 밖에 친구 새들이 찾아온 경우가 종종 있었다. +소리짱의 첫번째 집이었던 옥탑은 새들이 들르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소리짱이 밖에 나가서 바람을 쐬고 있으면, 새들이 찾아온다. 가만 들어보면, 새들이 무언가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이 들리기도 한다. 울음소리가 구분이 갈 정도로 자주 찾아오는 새가 있는 것 같다고도 생각했다. 소리짱은 방안에 있다가도 갑자기 우다다다-쿵 하면서, 밖으로 뛰쳐나가기도 한다. '쿵'은 소리짱이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히는 소리다. 아이고, 부딪히지 말고 다니라고 외치면서 따라나가 보면, 사실 밖에 친구 새들이 찾아온 경우가 종종 있었다. * -첫번째 집은 옥탑이었지만, 특이하게도 담장이 45도 정도 안쪽으로 기울어져서 건축이 된 옥탑이어서, 뛰어오르지 않는 이상 소리짱이 밖으로 떨어질 일은 없어 보였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곧잘 따라나가서 담배라도 피고 들어오곤 했었는데, 이사를 한 두번째 집은 옥상이 개방되어 있기는 했지만, 말 그대로, 건물의 옥상일 뿐이어서, 담장이 낮게 되어있었다. 소리짱은 어릴때부터 줄 곧 밖에 나가서 속풀이를 하고 노는 것을 즐겼기 때문에, 밖에 못나가게 하면, 아주 불만이 폭발을 했다. 밖에 나가게 해주면, 우리들과 거리도 생기고, 본인도 스트레스를 잘 풀고 들어오는 것 같았었다. 그러던 어느날 마침내 소리짱이 옥상에서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첫번째 집은 옥탑이었지만, 특이하게도 담장이 45도 정도 안쪽으로 기울어져서 건축이 된 옥탑이어서, 뛰어오르지 않는 이상 소리짱이 밖으로 떨어질 일은 없어 보였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곧잘 따라나가서 담배라도 피고 들어오곤 했었는데, 이사를 하고 나서, 두번째 집은 옥상이 개방되어 있기는 했지만, 말 그대로, 건물의 옥상일 뿐이어서, 담장이 낮고 위험하게 되어있었다. 소리짱은 어릴때부터 줄 곧 밖에 나가서 속풀이를 하고 노는 것을 즐겼기 때문에, 밖에 못나가게 하면, 아주 불만이 폭발을 했다. 밖에 나가게 해주면, 우리들과 거리도 생기고, 본인도 스트레스를 잘 풀고 들어오는 것 같았었다. 그러던 어느날 마침내 소리짱이 옥상에서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이 두번째 집은 2층 짜리 단독주택이지만, 옆에 있는 건물들이랑 옥상이 연결이 되어있어서, 소리짱은 담장위에 올라가면, 옆에 건물 옥상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을 어느 순간 이해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것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것일까. 옆에 건물의 옥상으로 연결되는 담장도 있지만, 아무것도 연결되지 않는 담장도 있는 건데, 그정도는 파악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이 두번째 집은 2층 짜리 단독주택이지만, 옆에 있는 건물들이랑 옥상이 연결되어 있어서, 소리짱은 담장 위에 올라가면, 옆 건물 옥상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것을 어느 순간 이해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것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것일까. 옆에 건물의 옥상으로 연결되는 담장도 있지만, 아무것도 연결되지 않은 담장도 있는 것인데, 그정도는 파악할 수 있을 줄 알았다. 4월이었던 것 같은데, 모처럼 봄바람이 불어서, 창문도 열고, 옥상문도 열고 환기를 하고 있었다. 옥상문이 열리니까, 기다렸단 듯이 소리짱은 옥상으로 출타를 하셨다. 한시간 쯤 지나면, 어지간히 돌아와야 하는데, 오늘은 유달리 돌아올 기미가 안보이는 중이었다. 예감이 안좋다면서, 원정씨가 옥상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당황하며 말했다. '소리짱이 없는데!' -나는 일단 옆 건물로 넘어간게 아닐까 생각했다. '가지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어디 멀리 갔는가보다.' 그런데, 조금있다가 원정씨가 나를 불러서 담장너머로 길가를 가리켰다. '쟤, 소리짱 아냐?' 여기는 2층 짜리 단독주택이니까, 실질적으로는 3층 높이다. 안경을 고쳐 쓰면서, 유심히 관찰했는데, 검은 동그라미가 길가에 구석에 또아리를 틀고 앉아있었다. 우리는 뛰어 내려갔다. 소리짱은 너무 놀라있어서, 우리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았고, 너무 당황해서 정신이 나가있는 것 같았다. 우리 집은 차들이 쌩쌩 달리는 큰길가에 있어서, 소리짱이 놀라서 달아나다가 찻길에 뛰어들면 큰일이 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일단 옆 건물로 넘어간게 아닐까 생각했다. '가지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어디 멀리 갔는가보다.' 그런데, 조금있다가 원정씨가 나를 불러서 담장너머로 길가를 가리켰다. '쟤, 소리짱 아냐?' 여기는 2층 짜리 단독주택이니까, 실질적으로는 3층 높이다. 안경을 고쳐 쓰면서, 유심히 관찰했는데, 검은 동그라미가 길가에 구석에 또아리를 틀고 앉아있었다. 우리는 뛰어 내려갔다. 소리짱은 너무 놀라있어서, 우리를 알아보지도 못하는 것 같았고, 당황해서 정신이 나가있는 것 같았다. 우리 집은 차들이 쌩쌩 달리는 큰길가에 있어서, 소리짱이 놀라서 달아나다가 찻길에 뛰어들면 큰일이 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원정씨가 소리짱을 설득하는 척을 하다가, 덥썩 안았는데, 무서워하는 소리짱은 움켜쥐다가, 손톱으로 원정씨 등에 상처를 내고 말았다. 소리짱을 가까이서 보니, 턱을 부딪혔는지 피를 흘리고 있었다. 바로 그 상태로 소리짱을 데리고, 걸어가서 엑스레이를 찍고, 치료를 받았는데, 다행히 한쪽 어깨를 한동안 절뚝거리는 것 외에 큰 문제는 없었다. 천만 다행이었다. +원정씨가 소리짱을 설득하는 척을 하다가, 덥썩 안았는데, 무서워하는 소리짱은 움켜쥐다가, 손톱으로 원정씨 등에 상처를 내고 말았다. 소리짱을 가까이서 보니, 턱을 바닥에 부딪혔는지 피를 흘리고 있었다. 바로 그 상태로 소리짱을 데리고, 걸어가서 엑스레이를 찍고, 치료를 받았는데, 다행히 한쪽 어깨를 한동안 절뚝거리는 것 외에는 큰 문제는 없었다. 천만 다행이었다. -원래 고양이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별로 다치지 않는다고 하지만, 눈이 안보이는 고양이는 예외다. 눈이 안보이기 때문에, 땅에 닿는 순간, 고양이 특유의 고양이 낙법을 시전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리짱도 어릴때, 내 어깨에서 무작정 바닥으로 뛰어내린적이 있었는데, 그 때의 모습이 마치 날다람쥐 처럼 네 다리를 활짝 펴고, 충격에 대비하는 모습으로 뛰어내렸고, 결국은 바닥에 속수무책으로 부딪히면서 턱을 찧는 것을 보았었다. +원래 고양이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별로 다치지 않는다고 하지만, 눈이 안보이는 고양이는 예외다. 눈이 안보이기 때문에, 땅에 닿는 순간, 고양이 특유의 고양이 낙법을 시전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리짱도 어릴때, 내 어깨에서 무작정 바닥으로 뛰어내린적이 있었는데, 그 때의 모습이 마치 날다람쥐 처럼 네 다리를 활짝 펴고, 충격에 대비하는 모습으로 뛰어내렸고, 결국은 바닥에 속수무책으로 부딪히면서 턱을 찧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아무튼, 그러고 나서 한동안은 소리짱도 밖에 나가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런데, 상처가 다 나아가자, 어김없이 또, '문을 열어라!', '지금 당장 밖에 나가야겠다!' 호통을 치기 시작해서, 집사의 철저한 동행을 전제로 산책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했다. 전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자유롭게 보낸다던가, 이런것은 더이상 없고, 산책에 동행하는 우리들도 한시간이고 마냥 옥상에 앉아있어 줄 수는 없기 때문에, 간단하게 바람을 즐기고, 새들과 담소는 할 시간이 없이, 서둘러 들어와야 하게 되었다. + +소리짱도 예전보다는 호기심을 스스로 억제하고, 바람만 조금 세게 불어도 이내, 실내로 들어오려고 하게 되었다. + + + 4:폭력 + 소리짱과 나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이 있다. 그건, 녀석이 기여한 부분도 있고, 내가 기여한 부분도 있다. 어쨌든, 우리가 그런 상황을 함께 만들어 온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