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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ho Yi 2020-06-08 18:53: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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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4,19 +314,22 @@ sori
| 소리짱은 '다운-독' 너무 잘한다. 자다 일어나면, 으레 '다운-캣' 스트레칭으로 어깨와 허리를 쫘-악 펼쳐주시는데, 너무나 시원해 보인다. '나도 동물로서 질 수 없지' 하고 생각하면서 조금 더 발바닥을 꾹 눌러본다. | 소리짱은 '다운-독' 너무 잘한다. 자다 일어나면, 으레 '다운-캣' 스트레칭으로 어깨와 허리를 쫘-악 펼쳐주시는데, 너무나 시원해 보인다. '나도 동물로서 질 수 없지' 하고 생각하면서 조금 더 발바닥을 꾹 눌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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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내가 개랑 같다는 점에 있어서, 부끄럽다고 생각했던 나는, 그럼 뭐였을까? 인간은 개보다 나은 존재, 우월하거나, 상위의 존재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사람에게 개라는 것은 많은 경우, 좋은 소리가 아니다. 개-새끼라고 한다거나, 개-같은-자식. 근데, 개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이제는 다운-독 자세가 부끄럽지는 않다. 다만, 부러울 뿐이다. '독'(dog)들이, 그리고 소리짱의 냥-스트레칭이. 생명체로서, 존경스럽다. 나도 노력하면, 너처럼 될 수 있는 걸까? | 사실, 내가 개랑 같다는 점에 있어서, 부끄럽다고 생각했던 나는, 그럼 뭐였을까? 인간은 개보다 나은 존재, 우월하거나, 상위의 존재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사람에게 개라는 것은 많은 경우, 좋은 소리가 아니다. 개-새끼라고 한다거나, 개-같은-자식. 근데, 개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이제는 다운-독 자세가 부끄럽지는 않다. 다만, 부러울 뿐이다. '독'(dog)들이, 그리고 소리짱의 냥-스트레칭이. 생명체로서, 존경스럽다. 나도 노력하면, 너처럼 될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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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 위에서 녹아내리는 얼음처럼, 이라고 말했다. 어느, 산후조리운동 유투브에서 나온 표현이었다. 그것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녹아내리는 얼음이라니, 내 허리가, 내 골반이 지금 이 매트리스 위에서 녹아 흘러 내리고 있다. 그것이 어찌나, 평화로운 장면인지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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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고민도, 의식도 없다, 얼음이 된 나는 나를 의식하지도 않는다, 사고하지도 않는다, 다만, 관망하고 있을 뿐이다. 얼음은 녹아내리고, 그것으로 끝이 난다. 더이상 어떤 고민도, 어색함도, 불안도 가질 수 있는 '의식'이란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존재. 사물. 무생물. |
| 아스팔트 위에서 녹아내리는 얼음처럼, 이라고 말했다. 어느, 산후조리운동 유투브에서 나온 표현이었다. 그것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녹아내리는 얼음이라니, 내 허리가, 내 골반이 지금 이 매트리스 위에서 녹아 흘러 내리고 있다. 그것이 어찌나, 평화로운 장면인지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아스팔트가 따뜻하다는 것을 감각하면서, 녹아내린다. 감각할 '정신'이 존재하지 않아야 하는 데, 왜 온기 만은 감각한다고 상정하고 있을까. 신기하네. |
| 아무런 고민도, 의식도 없다, 얼음이 된 나는 나를 의식하지도 않는다, 사고하지도 않는다, 다만, 관망하고 있을 뿐이다. 얼음은 녹아내리고, 그것으로 끝이 난다. 더이상 어떤 고민도, 어색함도, 불안도 가질 수 있는 '의식'이란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존재. 사물. 무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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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나는 아스팔트가 따뜻하다는 것을 감각하면서, 녹아내린다. 감각할 '정신'이 존재하지 않아야 하는 데, 왜 온기 만은 감각한다고 상정하고 있을까. 신기하네.
'소리짱,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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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짱,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