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ntent/pages/sori/index.txt’
This commit is contained in:
parent
5e58855a8c
commit
81fb9760fd
1 changed files with 12 additions and 15 deletions
|
|
@ -109,7 +109,7 @@
|
||||||
|
|
||||||
*
|
*
|
||||||
|
|
||||||
소리짱에게 존재는 어떻게 생겼으면, 어떻게 들려올까. 나의 손과 나의 목관절과 나의 발자국 소리가 한 사람의 것이라는 걸, 하나의 존재에서 유래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어떻게 깨닫게 될까?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다.' 가 아니라, 까마귀와 배가 세포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덩어리라는 걸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시각은 소리없는 연결을 파악할 수 있다. 청각으로는 연결된 몸을 파악할 수 없는 게 아닐까? 그러면, 소리짱에게 내가 걸어오는 모양은 시끄러운 양철 로봇트 처럼 팔다리목가슴발이 치렁치렁 거리는 소리나는 여러 군집이 무섭게 다가오는 것과 같이 보이는 건 아닐까? 어째서인지 저 소리들은 함께 움직이긴 하는데, 왜 손을 물면, 위에있는 항상 떠드는 입이 어딘가 아픈 듯이 소리를 낼까. 오늘 나에게 맛있는 참치캔을 준 손이 고맙긴한데, 버릇없이, '맛있냐? 고맙지?'라고 말하는 저 입은 항상 떠들기만 하는 데, 나한테 뭐가 고마워할 일을 했다는 걸까.
|
소리짱에게 존재는 어떻게 생겼으며, 어떻게 들려올까. 나의 손과 나의 목관절과 나의 발자국 소리가 한 사람의 것이라는 걸, 하나의 존재에서 유래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어떻게 깨닫게 될까?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다.' 가 아니라, 까마귀와 배가 세포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덩어리라는 걸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시각은 소리없는 연결을 파악할 수 있다. 청각으로는 연결된 몸을 파악할 수 없는 게 아닐까? 그러면, 소리짱에게 내가 걸어오는 모양은 시끄러운 양철 로봇트 처럼 팔다리목가슴발이 치렁치렁 거리는 소리나는 여러 군집이 무섭게 다가오는 것과 같이 보이는 건 아닐까? 어째서인지 저 소리들은 함께 움직이긴 하는데, 왜 손을 물면, 위에있는 항상 떠드는 입이 어딘가 아픈 듯이 소리를 낼까. 오늘 나에게 맛있는 참치캔을 준 손이 고맙긴한데, 버릇없이, '맛있냐? 고맙지?'라고 말하는 저 입은 항상 떠들기만 하는 데, 나한테 뭐가 고마워할 일을 했다는 걸까.
|
||||||
|
|
||||||
*
|
*
|
||||||
|
|
||||||
|
|
@ -154,15 +154,21 @@
|
||||||
|
|
||||||
*
|
*
|
||||||
|
|
||||||
소리짱이랑 이야기를 하는 것도 재미있다. 냐오옹. 우리의 언어만들기. 소리짱은 사람 흉내를 내고, 사람은 고양이 흉내를 낸다. 하지만, 결국은 우리는 무언가를 말하고, 듣는다. 흉내가 아니라.
|
소리짱이랑 함께 지내면서, 생각하게 되는 것은 일단, 내가 동물이라는 것이다. 인간이기 이전에, 혹은 인간이면서, 혹은 인간이라는 사실이 말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내가 소리짱, 너와 같은 동물이라는 것이다.
|
||||||
|
|
||||||
오늘의 검은화면은 무언가, 뿌옇고, 흐리다. 모든 것들이 차분하게 내려앉아 있는가? 소리들이 눈을 잘 감고 있는가. 분자들이 잘, 숨쉬고 있는가. 열쇠가, 전구가, 쨈이.
|
|
||||||
|
|
||||||
*
|
*
|
||||||
|
|
||||||
가지가, 물속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파란색.
|
요가를 유투브 보고, 좀 따라해보고 있는데, 다운-독, 이란 자세가 있다. 처음엔, 솔직히 조금 부끄러웠달까, 아래로 향하는 개의 자세라는 것을 한다는 것이.
|
||||||
|
|
||||||
귀를 막고, 또 그 위에, 헤드폰을 낀다. 음악을 크게 튼다. 귀를 막고, 귀는 맑고.
|
그렇지만, 소리짱을 보면, 너무 잘해, '다운-캣' 스트레칭. 종종 보여주는데, 나도 동물로서 질 수 없지, 하고 생각해서 조금 더 노력해본다.
|
||||||
|
|
||||||
|
사실, 내가 개랑 같다는 점에 있어서, 부끄럽다고 생각했던 나는, 그럼 뭐였을까? 인간은 개보다 나은 존재라고, 우월하거나, 상위의 존재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
||||||
|
|
||||||
|
사람에게 개라는 것은 많은 경우, 좋은 소리가 아니다. 개-새끼라고 한다거나, 개-같은-자식. 근데, 개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자, 다운-독. 발꿈치 바닥에, 꾹. 눌러줍니다.'
|
||||||
|
|
||||||
|
나는, 이제는 다운-독 자세가 부끄럽지는 않다. 다만, 부러울 뿐이다. 독(dog)들이.. 그리고 소리짱이 무한 스트레칭, 냥-스트레칭 시전할 때 마다. '와.....'
|
||||||
|
|
||||||
|
생명체로서, 존경스럽다. 나도 노력하면, 너처럼 될 수 있는 걸까?
|
||||||
|
|
||||||
*
|
*
|
||||||
|
|
||||||
|
|
@ -186,15 +192,6 @@
|
||||||
|
|
||||||
그렇지만, 소리짱을 보면, 너무 잘해, '다운-캣' 스트레칭. 종종 보여주는데, 나도 동물로서 질 수 없지, 하고 생각해서 조금 더 노력해본다.
|
그렇지만, 소리짱을 보면, 너무 잘해, '다운-캣' 스트레칭. 종종 보여주는데, 나도 동물로서 질 수 없지, 하고 생각해서 조금 더 노력해본다.
|
||||||
|
|
||||||
사실, 내가 개랑 같다는 점에 있어서, 부끄럽다고 생각했던 나는, 그럼 뭐였을까? 인간은 개보다 나은 존재라고, 우월하거나, 상위의 존재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
|
||||||
|
|
||||||
사람에게 개라는 것은 많은 경우, 좋은 소리가 아니다. 개-새끼라고 한다거나, 개-같은-자식. 근데, 개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자, 다운-독. 발꿈치 바닥에, 꾹. 눌러줍니다.'
|
|
||||||
|
|
||||||
나는, 이제는 다운-독 자세가 부끄럽지는 않다. 다만, 부러울 뿐이다. 독(dog)들이.. 그리고 소리짱이 무한 스트레칭, 냥-스트레칭 시전할 때 마다. '와.....'
|
|
||||||
|
|
||||||
생명체로서, 존경스럽다. 나도 노력하면, 너처럼 될 수 있는 걸까?
|
|
||||||
|
|
||||||
*
|
|
||||||
|
|
||||||
아스팔트에서 녹아내리는 얼음이 된 '나'를 상상하는 것은 너무나 매력적이다.
|
아스팔트에서 녹아내리는 얼음이 된 '나'를 상상하는 것은 너무나 매력적이다.
|
||||||
|
|
||||||
|
|
|
||||||
Loading…
Reference in a new issue